"한국 학생들은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공부합니다" (세계은행 김용 총재)
"3시간 공부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성적이 좋죠?" (IMF 라가르드 총재)
"오전 11시가 아니고 오후 11시까지입니다" (김용 총재)
2018/10/10 - [캐나다 교육정보] - 캐나다 공교육 1편 (새로 시작하면서)
2018/10/25 - [캐나다 교육정보] - 캐나다 공교육 2편 (PISA, TIMSS의 재평가)
온타리오에 살던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만나는 우수한 캐나다학생들이 미국 명문대에 진학했다는 얘기는 거의 듣지 못한다. 왜 캐나다인들은 미국대학을 선호하지 않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개인적으로 적어본다.
1. 대학이 목표가 아니다.
대학입학에 목표를 두는 캐나다인은 없다. 세계적 명문대로 꼽히는 토론토대학에 전국의 우수한 고등학생이 앞다퉈 지원하지 않는 현상을 한국인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캐나다인은 좋은 학교를 보는 기준으로 우수한 연구실적, 사회적/학문적 평판, 넉넉한 재정, 좋은 시설로 생각하며, 특히 학부과정에 입학하는 것을 두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
왜 학부과정 입학에 의미를 두지 않느냐, 그것은 한국과 캐나다 교육체계의 차이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대학입시 한번으로 학생의 인생이 상당부분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좋은 대학의 좋은 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결국 전문직이 되기 위함인데, 의사나 치과의사, 약사, 한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직은 모두 좋은 학부에 입학하기만 하면 50% 이상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문직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일류대 인기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이 성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캐나다인이 전문직을 선호하지 않는것은 아니다. 여기서도 부모라면 자녀가 소위 사짜 직업을 갖기를 희망하지만, 한국과 차이가 있다면 좋은 학부에 입학하는 것만으로는 전문직이 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점이다.
캐나다에서 전문직이 되기 위해서는 학부 졸업후에 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유일한 수단이며, 고등학교 전체수석 같은것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거의 영향이 없다.
2. 좋은 대학 졸업이 목표가 아니다.
이처럼 학부 졸업에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심지어 토론토대학을 졸업한 후에 취직이 안되어 2년제 전문대에 다시 진학하는 학생이 흔하며, 그런 학생의 입장에서는 안타깝지만 인생의 황금같은 몇년을 낭비한 셈일 뿐이다.
오래전에 과학고를 나와 경북대 의대 재학중에 미스코리아가 된 후 하버드대학에 진학했던 금나나 라는 분을 기억해보자. 그는 하버드를 수석졸업했지만 희망하던 의학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 26곳에서 모두 입학허가를 받지 못해 미국의사의 꿈을 접었어야만 했다.
그는 결국 컬럼비아에서 영양학 석사, 그리고 다시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고나서 십여년이 흐른 후 최근에야 동국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시간을 되돌려 그가 경북대 의대를 계속 다녔다면, 아마 그는 의대 졸업후 한국의사면허를 딴 후에 미국의사면허를 거쳐 존스홉킨스 레지던트 하고, 못해도 아산병원 과장이나 주임교수쯤은 되어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가 경북대에 입학한 2000년대 초반이 소위 허준학번이라고 한의대가 초강세였던 점을 감안해도 경북대에서 삼성병원 아산병원 정도는 보장된 코스였다고 기억된다.
3. 미국대학은 경제적 기반이 중요하다.
캐나다 4년제대학 등록금은 영주권자 이상이라면 캐나다달러로 연평균 $6,500이며, 국제학생은 $25,000이다.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영주권자라면 1년등록금 $51,000 미국달러가 평균이며, 국제학생은 $63,000 미국달러에 달한다. 즉 각 나라의 영주권자 이상이라면 환율차이 감안해서 등록금이 10배 차이가 나며, 국제학생 기준이라면 3배 차이가 난다.
등록금은 어떻게 해결한다 해도, 미국과 캐나다 교육의 차이 때문에 미국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SAT가 필수이며, 독학으로 SAT를 준비하지 않는 이상 토론토 등지의 SAT학원비는 한달에 1천달러 이상 소요되고 이것도 1~2년은 해야 한다.
노바스코샤 기준으로 연소득 20만달러 이상이면 근로소득을 포함한 기타소득세율 54%에 자본소득세율 27%로, 캐나다 전역을 통틀어 살인적인 세율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가계소득 30만달러쯤은 돼야 미국 아이비리그에 보낼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명문대 학생들이라면 워낙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 진학하기 때문에, 그들과 어울리려면 사교비도 어느정도 감안해야 하므로, 캐나다에서 웬만한 전문직 부모라도 미국 명문대 진학을 도와주는 것은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선택이 된다.
이에 반해 캐나다 대학에 진학한다면 무이자 융자가 가능하며 장학제도도 충분히 활성화돼 있어 부모의 경제적 지원은 거의 필요없다.
4. 미국대학 졸업이 쉽지않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지만 미국대학도 입학보다 졸업이 훨씬 더 어렵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한때 학점헬리콥터라고 불렸던 하버드에서는 유학생이 마그나쿰라우데(상위 20%) 졸업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지만 다른 미국대학들은 졸업 자체가 어렵다. 유학생 중에 졸업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졸업한 유학생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지 못한 사람은 흔치 않다.
그래서 고교 IB과정은 그것 자체로 대학입학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닌, 대학에 입학해서도 실패하지 않고 졸업하도록 미리 경험하게 해주는 보조적 프로그램의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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