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캐나다 노바스코샤 조기유학 프로그램인 NSISP에 대해 짧지만 울분을 토한 적이 있는데, 이 포스팅은 작년에 했던 포스팅의 연장입니다. 1년이 지났지만 결론은 역시 동일하게, 이런 상황을 알고도 소중한 자식을 NSISP로 조기유학 보내실 생각인지 라고 묻고 싶습니다.
2017/06/29 - [캐나다 교육정보] - 노바스코샤 NSISP 조기유학 소개합니다 (feat. 이래도 보내실 건가요?)
2018/06/26 - [핼리팩스 여행자] - 캐나다이민, 얼마면 돼?
NSISP에 납입하는 홈스테이비용은 월 700$ 로 고정돼 있습니다. 그럼 왜 이 돈으로 어린 조기유학생 한명을 먹이고 재우는게 불가능한지, 일반적인 캐나다 홈스테이 비용의 견적을 한번 뽑이보겠습니다.
1. 월 1000$ 미만 홈스테이는 밉고 보기싫은 자녀만 보내라.
조기유학생, 그러니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학생을 월 천달러 미만의 홈스테이에는 절대 보내지 말라는 것이 결론입니다. 그럼 왜 그런지 설명드립니다.
노바스코샤에서 홈스테이를 할만한 4베드룸 타운하우스 기준으로 물가를 생각해 봅니다. 싱글하우스는 좀 더 듭니다.
-재산세 연 4500$
-주택보험 연 600$
-자동차보험 연 1500$. 여기까지 재산세와 보험료만 한달에 600$ 들어갑니다.
-전기요금 월 200$
-수도요금 월 40$
-난방비(전기/오일/가스) 월평균 250$
-인터넷 100$. 여기까지 공과금이 월평균 600$ 들어갑니다. 토론토 등 광역도시에 비하면 많이 안 들어가는 편이지만, 상당히 아껴 쓴다는 생각에서 이정도 공과금이 나옵니다.
-그냥 하우스에서 방하나 빌리는 비용은 보통 월 500$에 공과금 별도로, 핼리팩스 시내권이라면 700$ 전후, 아무리 산으로 들어가도 공과금 포함해서 600$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비용들을 감안하면 NSISP에 지불하는 홈스테이 비용 700$로 조기유학생 한명을 단순히 *잠만 재우는데에도* 달랑달랑한 금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교육청에서 홈스테이가정에 비용보조 같은것은 한푼도 안 해줍니다.
홈스테이 라는게 보통 가구 조금 딸린 방한칸 내주고 아침저녁 먹이고 점심도시락 싸주는 개념입니다만, 이 700$ 가지고는 불가능하다는 상식을 이제 아셨을 겁니다. 정말 봉사관념이 투철하고 원래 부유한 백인홈스테이 가정에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겁니다.
1000$ 짜리 홈스테이는 집에서 식사를 거의 안하고, 먹을만한 것은 나가서 혼자 해결할 수 있을만한 대학생 홈스테이에서나 가능한 금액입니다.
2. 조기유학생 한명에 한달식비 500$
캐나다식으로 먹이더라도, 즉 아침에 베이컨에 계란요리, 감자튀김, 우유, 야채/과일 먹이기로 하고, 아쉽지만 저녁에도 고기 같은거 안 먹이고 아침과 비슷하게 먹이기로 합니다.
점심에는 빵 두쪽 사이에 딸기쨈 얇게 바른 샌드위치 하나 싸서 들려보내기로 합니다.
이렇게 한달 먹이자면 대략 월 400$ 들어갑니다.
1등급 소고기 값이 싸기로 유명한 캐나다에서도 저녁마다 스테이크 먹이려면 못잡아도 월 200$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니 최소한으로만 먹인다고 해도, 정말 최소한으로 월 500$은 식비로 들어갑니다.
NSISP에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만약 한국인 홈스테이 가정에서 한국식으로 먹인다고 치면 월 1000$ 먹이는거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3. 백인가정의 현실
경제적 관점에서 학생하나 재우고 최소한으로 먹이는 비용이 월 $1200 계산되는데, 교육청에서 받는돈은 월 700$이고, 매달 500$씩 적자가 백인 홈스테이 가정에 누적됩니다.
초반에는 외국학생 하나 키운다고 생각하고 어느정도 잘 해주다가도 경제적으로 적자가 누적되면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고, 아무래도 비용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가는게 인지상정입니다.
그래서 많은 홈스테이 가정에서 샤워는 3분이내, 조명은 하나만 사용할것, 전기장판 사용금지 등 비현실적인 조건을 자꾸 추가하게 됩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해병대캠프라도 입소한 기분이 들겠지요.
4. 학교랑 홈스테이 말고 뭘 더?
캐나다, 특히 노바스코샤 지역은 대중교통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러니 아침에 홈스테이 나와서 스쿨버스 타고 학교 갔다가 스쿨버스 타고 집에 돌아오면 자력으로 뭘 할수 있는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학교 친구라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으면 어찌어찌 만나서 시간을 보낸다든지 하겠지만, NSISP처럼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의 학교에 배정하는 프로그램은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홈스테이 가정에 픽업이라도 부탁하는 것도 어렵고, 한국인 홈스테이처럼 5KM 이내 거리는 1회 왕복픽업에 40$ 이렇게 고정비용을 받는다면 모를까, 백인가정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대도시라면 필요할 때만 uber 불러서 간단히 해결할수도 있겠지만, 노바스코샤 택시업계의 반발로 우버는 매번 시장진입이 좌절되고 있는 중입니다.
또 캐나다인 대부분의 집이 맞벌이를 포함해서 어떻게든 경제활동을 하는 상황에서는 픽업시간 맞추는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튜터링이나 학교 과제/시험 체크까지는 사실 바라기도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의 부모님이 어떻게든 직접 챙기시는 수밖에 없으실 겁니다.
5. 그러면... ... ...
물론 제가 말씀드리는 NSISP 조기유학 프로그램으로 배정되는 캐나다인 가정 홈스테이가 정말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무조건 가지 마라는 것으로 들릴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군데 중에 한군데 정도는 홈스테이 주인이 정말 외국학생을 배려하고 금전을 바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좀더 잘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선량한 호스트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 아이에게 그런 호스트가 배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그런 호스트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학생이 혼자 고군분투해서 IB과정 마치고 미국 대학 입학허가까지 받는 학생도 NSISP 프로그램으로 온 학생들 중에 조금 있습니다. 정말 몇명 안되게 있고, 그 학생들이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할만한 학생들이고 개인적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한국인 홈스테이 견적에 대해서는 아마 또다른 포스팅으로 이야기해야 할것 같습니다. 캐나다인 홈스테이도 문제지만 한국인 홈스테이, 특히 노바스코샤 지역은 쉽지가 않습니다.
요즘 캐나다 타 지역에서 영주권 진행이 잘 안돼서 노바스코샤로 오는 사람들 중에, 영주권도 없는데 어떻게 유학생들 모아서 홈스테이를 하는지 궁금한 집들도 여럿 있다고 들려옵니다.
덧1. 블로그 검색키워드를 보니 갑자기 NSISP, 핼리팩스 조기유학 등으로 검색해 들어오는 양이 폭증해서 전통의 베드버그 등등을 한방에 날려버리더군요. 지금은 9월이라 조기유학은 다 끝난 시즌인데 궁금해서 생각해 보다가 관련 포스팅 하나 더 작성했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으니, 언제나처럼 필요한 정보만 취사선택해서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덧2. 한국인 홈스테이 알아볼 때에는 송금하기 전에 최소한 영주권, 시민권 여부는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유는 위에 일부 적었습니다만, 나중에 한국계홈스테이의 진실편에서 자세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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