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차위반 과속 벌금 (법원 가즈아~)

안녕하세요.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핼리팩스에서 전해드립니다. 캐나다 운전시 벌금 과태료정보 및 대처요령은 이번 포스팅의 후반부에 있으니 급한분은 화면을 중간쯤으로 넘기시기 바랍니다. 

오랫만에 자동차 관련 포스팅입니다. 회전교차로를 한국에서는 '로터리' 라고 하는데 Roundabout이라는 단어가 더 정확합니다. 회전교차로가 교통흐름상 안전하기는 한데 교통시민의 의식수준이 어느정도 받쳐주지 않으면 사고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회전교차로가 많이 보이고 또 잘 운영되는 걸 보면 그만큼 운전자들의 의식수준이 높다는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핼리팩스에도 회전교차로가 몇군데 있는데, Armdale Roundabout이 크기는 제일 큰것 같습니다. 래리유텍 대로에 3연속 회전교차로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래리유텍쪽은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사우스게이트나 나인마일쪽 사시는분들께는 미안하지만 그쪽 동네는 누군가에게 권하기가 살짝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요. 그래도 해먼즈플레인, 콜하버 쪽까지 진출해서 거주하시는 의지의 한국인들도 물론 있지만 거기서 농사지을것도 아니고 너무 심심하지 않나 싶은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오늘 낮에 위에서 얘기한 암데일 교차로에 나갔다가 아랍계 운전자때문에 크게 사고를 당할뻔 해서, 최근 1년여 사이에 핼리팩스 권역의 운전 + 교통사정도 상당히 악화됐다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몸에 와 닿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래리유텍에서 회전교차로를 시계방향으로 이용하던 무개념 운전자 역시 중동계 였네요. 

예전에 포스팅했었던것 같은데, 노바스코샤州와 상호 운전면허 교환협정을 맺은 6개국 중의 하나가 한국입니다. 그림과 같이 오스트리아, 독일, 한국, 대만, 영국+북아일랜드, 그리고 Man섬입니다. Isle of Man 또는 맨섬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참고로 말씀드리면 영국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있는 나름대로 큰 섬으로, 캐슬타운 이라고 하면 아시는 분이 더 많을것 같습니다. 

운전면허 교환협정과 운전습관에도 상관관계가 분명 있지만 어쨌든 캐나다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긍정적인 운전습관을 가지게 됩니다만 중동계는 면허교환이 안되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시간과 수업료를 들여서 면허를 취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해할수 없는 운전습관이 고쳐지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하며, 경찰에게 붙잡혀서 갓길에서 자주 관찰되는 사람들입니다. 

제가 아는 캐나다인과 운전관련 벌금에 대해 얘기하다가, 그 친구가 경찰이나 공무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벌금체계에 대해 너무 자세하게 알고있는데에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 얘기를 그대로 옮겨보면, 일반도로의 제한속도에서 16km~30km 초과하면 106A조의 B항 위반으로 벌금이 295달러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걸 다 기억하는지, 나중에 다른 캐나다 친구에게도 물어보니 법조항까지는 잘 몰라도 상황별 벌금액수는 대략 알고있다는군요. 그래서 벌금관련, 소위 '딱지' 관련정보를 정리해 봅니다. 

노바스코샤 기준으로 벌금 카테고리는 A에서 K까지 있지만 G~K는 승용자동차하고는 관계없어서 생략합니다. 

카테고리별 실제 위반유형은 아주 자세하게 세분화되어 있어서 모두 언급할수 없기 때문에, 운전중에 만날수 있을만한 상황들만 간단히 설명해 봅니다. 벌금유형 설명하는 책자만 318페이지 분량이네요. 

• 자동차번호판 유효기간내 갱신안하면 A유형으로 최초위반시 벌금 151.25달러 (이하 모두 최초위반시만 언급합니다)
• 무면허운전시 D유형으로 벌금 295달러에 형사처벌은 별도
• 연습면허 소지자가 정식면허소지자 없이 운전하다 적발시 C유형 위반으로 벌금 237.50달러
• 대부분의 교통신호위반이나 차선관련 위반, 보행자관련 위반은 B유형으로 벌금 180달러
• 일반도로에서 제한속도 초과 1~15Km/h C유형위반으로 벌금 237.50달러 및 벌점 2점
• 일반도로에서 제한속도 초과 16~30Km/h D유형위반으로 벌금 295달러 및 벌점 3점
• 일반도로에서 제한속도 초과 31Km/h 이상시 F유형위반으로 벌금 410달러 및 벌점 4점
• 긴급차량(구급차, 경찰차가 사이렌을 켠 경우)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B위반 벌금 180달러
• 대부분의 주차관련 위반은 A유형으로 벌금 61.60달러
• 장애인주차장 또는 긴급차량주차장, 소화전근처 관련 주차위반은 C유형으로 벌금 136.60달러
• 승용차에서 안전벨트 미착용시 B위반으로 벌금 180달러
• 헤드램프 2개중 하나 이상이 고장난 차량 운행시 B위반 벌금 180달러 및 정비명령
• 스쿨버스 승하차중에 추월시 F위반으로 벌금 410달러 및 벌점 6점

다음은 잘 몰라서 왕왕 위반하는 사항중에 생각나는 것들입니다. 

• 점선으로 된 중앙선은 추월가능하며, 선행 차량은 추월하는 차량이 추월하는 동안 가속하면 안됩니다. 추월차량은 좌측방향지시등을 켜고 추월전에 클랙션을 울려서 선행차량에게 주의를 준 다음에 추월을 시도해야 하며, 클랙션을 울리지 않고 추월하다 적발시 D유형위반으로 벌금 295달러 및 벌점 4점
• 긴급차량이 차선내에서 사이렌 사용하면서 정차중일 때 같은차선으로 추월시, C(double)유형 위반으로 벌금 352.50달러. 이런 경우에는 중앙선을 넘더라도 긴급차량이 정차한 차선을 넘어서 추월해야만 합니다. 

구체적인 상황 및 해당 경찰관의 판단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벌점 3점이상인 경우에는 면허정지 1주일이 동시에 부과됩니다. 다만 면허정지기간은 즉시 시작되지 않으며 본인에게 편한 기간을 임의로 선택할수 있어서 합리적입니다. 

교통위반 관련 벌금기록은 자동차보험료에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TD 등 많은 자동차보험사는 최근3년이내에 1회의 교통위반은 보험료산정시 고려하지 않고 무시하지만, 3년내 2회이상 위반사항이 있을시 큰 폭으로 보험료 인상을 각오해야 합니다. 일부 소형보험사는 1회위반시에도 다음해의 보험료를 인상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런 경우라면 대형 보험사로 옮겨가는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동차보험 무경력 최초가입자는 영향이 꽤 있을수도 있는데, 특히 제가 포스팅했던대로 한국에서 자동차보험가입증명서 준비해와서 보험할인을 받고있는 랜딩후 2~3년 사이의 경우, 보험사에 따라 캐나다에서의 최초 1회 위반만으로도 한국경력에 의한 보험할인이 초기화되는 경우도 있으니 보험갱신시점에 꼼꼼히 비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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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통관련 딱지를 받은 경우에는, 가능하면 어떤 경우라도 법원에 나가서 무죄를 주장하거나 적어도 감면을 요청하는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자동차보험료 등의 문제도 있고, 또 법원에서 주장을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기존의 벌금액이 늘어나거나 하는 불리한 경우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말한마디 잘못해서 머나먼 이국땅에서 쇠고랑 차는거 아닌가 해서 쫄지 마시기 바랍니다. 캐나다의 상식으로는 하루 일당 500달러가 안되는 사람은 딱지 끊으면 일단 법원에 가는게 유리한 겁니다.

여기서 캐나다 사법체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교통범칙금의 경우만 간단히 소개하면, 벌금을 자진납부하지 않고 법원에 가면 일단 검사를 만나게 됩니다. 한국처럼 검사한테 사건배당받아서 만나는데에도 몇달씩 걸리는게 아니고, 일단 법원에 가면 당일날 검사부터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검사에게 유죄 전부 또는 일부를 인정하고 감경해달라고 하는 경우와, 검사를 만나서 무죄를 주장하고 정식재판을 요구하는 경우로 나뉩니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검사 선에서 벌금액을 직접적으로 경감 또는 면허정지 면제 또는 벌금을 무이자 할부납으로 변경도 해줍니다. 

교통위반으로 인한 정식재판의 경우에 있에서는 무죄주장이 성립할 가능성이 일반적으로는 낮습니다. 피고인과 경찰관 두사람밖에 없는 관계에서는 경찰관이 출석한 것 자체가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정식재판을 청구해서 판사를 직접 대면하는 경우에 경찰관이 출석하지 않으면 무효가능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다른 요령으로는 재판을 신청하면서 한국어 통역을 요청하는 것인데, 경찰관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통역관이 어떤 이유로든 출석하지 않으면 판사가 범칙금을 무효화 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통역을 요청하면 재판날짜가 상당히 뒤로 밀리게 됩니다. 

하지만 통역이나 경찰관이 불출석하는 경우에도 판사의 기분에 따라서 재판기일을 다시 지정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생길수 있으며, 소도시의 법원일수록 수입보전차원(?)에서 일부러 그렇게 하는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이미 확정된 벌금을 미납하거나 또는 미납된 상태에서 출국하지 않아야 합니다. 벌금 체납시 무서운 속도로 과징금이 붙어나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알려진것과 다르게, 교통범칙금 체납만으로는 재입국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참고로 판사를 만나게 되면 꼬박꼬박 Yes Sir 또는 Madam 으로 호칭하게 되지만 격식에 맞는 정확한 표현은 치안판사 Justice of the Peace 앞에서는 Your Worship 으로 호칭해야 하며, 판사 Judge 앞에서는 Your Honour 로 호칭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Sir/Madam으로 호칭하면 마치 판사앞에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것 같아져서 심기가 안좋은날 걸리면 좋을게 없는점은 한국하고 동일합니다. 

참고로 토론토나 밴쿠버같은 대도시에서는 교통위반 전문변호사들이 많아서, 교통위반건을 의뢰시 법정에서 대신 다투어주고 벌금 경감액의 일정 퍼센트를 수수료로 받아가는 소액변호사나 Paralegal을 쉽게 만날수 있지만 핼리팩스는 시골입니다. 교통관련 변호사는 있지만 수임료가 교통벌금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노바스코샤에서는 법조인의 도움을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그럼 오늘도 안전운전 하시기 바라며, 며칠 앞으로 다가온 설날을 뜻깊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한국은 설연휴지만 노바스코샤는 2월 19일이 Mona Louise Heritage Day로 지역공휴일이라 3일 연휴입니다. 모나 루이스 라는 분은 1차대전 당시에 독일감옥에 투옥돼 있다 탈출한 노바스코샤 미들턴 출신 인물이며 사진의 모습입니다. 참고로 2월 세번째 월요일이 지역공휴일로 지정돼 있는 것은 노동자의 휴일 관련으로, 기념인물 자체는 매년 바뀝니다. 누구덕에 하루 쉰다 이런 개념이죠. 작년에는 믹맥족, 2016년에는 조셉하우, 2015년에는 비올라 데즈먼드 기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