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동쪽 끝자락 노바스코샤, 거기서도 대서양까지 가야 만날수 있는 핼리팩스에서 일년의 절반을 지내는 생활을 해온지도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흐른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나이를 따지지 않듯이 날짜 계산하는것도 꽤 무디어진 느낌이네요.
아직도 한국의 지인들과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는데, 알음알음 해서 친구의 친구들에게까지 캐나다 이민에 대한 질문 정말 많이 받습니다. 매번 폰으로 답장해주다가 타이핑에 한계가 있어서 한번 캐나다 이민에 관한 경험을 짧게나마 적어봅니다.
1. 캐나다에서 살면 얼마 있어야 돼?
어려운 질문입니다. 질문한 사람 얼굴에 따라서 별로 안친하면 (아 돈 많으면 좋죠..) 이렇게도 얘기하지만, 그리고 또 이민자의 경우 절반 가까이는 초기자금이 많든 적든 한번 날려먹고 나서 적응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으로 얼마다 하고 얘기하기 힘든 문제네요.
그래도 핼리팩스 기준으로 대강 정리해 보면,
집세 - 하우스 렌트비 기준으로 $1600~$2000, 모기지 하면 제반비용 포함해서 $1200정도 계산하면 맞음.
유틸리티 - 3베드 작은하우스 기준으로 아껴쓰면 $300, 넉넉하게 쓰면 $500, 따뜻한겨울 말고 진짜 추운 겨울 만나면 $800정도도 나오기도 함.
차량유지비 - 차 구입비/리스/할부는 제외하고, 보통 보험료는 1년에 $1500 이하. 연차 쌓여가면 $1000 근처까지 가능. 기름값은 온타리오보다 조금 저렴해서 1년 2만KM 기준으로 보면 한달 유류비 $200 전후. 그런데 집안에 어른 수대로 차 있지 않으면 애로사항이 꽃피죠.
통신비 - 인터넷(광케이블이건 아니건 별차이 없음) 월100$쯤. 핸드폰 $60정도. 이 블로그 예전글들 중에 반값 인터넷 핸드폰 얘기 여러번 포스팅했는데 핼리팩스 사는 부유한 한국인들은 그냥 이정도 사용중인 듯.
폰을 새로 사도 주말에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코스트코 가서 사면 기계값 공짜에 상품권까지 끼워서 갤럭시A시리즈나 아이폰6급들 미개봉으로 받아오는데 그걸 못해서 그 비싼 요금에 주파수 반밖에 못쓰는 한국폰 쓰는사람 많이 봅니다.
인터넷은 50$ 내면 선방하는거고 곧죽어도 벨 써야된다 하는사람도 콜센터에 전화한통이면 매달 20$ 30$씩 크레딧 넣어주는데 한국인 체면에 깎아달라는 얘기를 못하는 분들 대단히 엄청나게 많습니다.
식재료비 - 한달 $600 이면 한국식재료 포함해서 진짜 먹고싶은거 다 사다가 요리해서 먹을수 있음. AAA급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싼 나라지만 랍스터는 그래도 가격대가 좀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만 먹어야 함.
여기까지 대강 합산하면 $3300 정도 되는데, 여기다가 외식비 용돈 교육비 정도 합하면 개인별로 대략 계산이 될 것 같네요. 공교육은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무상교육이지만 사립학교 보낼려면 최소 1년에 $15000 등록금 잡아야되고, 미취학아동이면 데이케어비 한달에 $1200전후 듭니다. 그래도 위에 중간합계 3200$이면 타 지역보다는 상당히 생활비가 적게 드는 수준입니다. 다만 소득세는 많이 떼가는 지역입니다.
여튼 인간답게 살려고 캐나다 온거지 숨만쉬고 살려고 온거 아니니까, 1년에 한번 한국도 왔다갔다 해야지 (에어캐나다 왕복 싸게사면 $1300), 남들 다 노는 휴가시즌 되면 가까운 플로리다, 칸쿤, 푸에르토리코, 하다못해 밴쿠버라도 한번씩 갔다와야 되지 (표 잘 고르면 $300 미만으로도 이들지역 모두 왕복가능), 이런 비용들까지 합하면 꽤 나옵니다.
하다못해 곱창이라도 제대로 된거 먹으려면 토론토 나가야되죠. 핼리팩스 한국식당들 무시하는게 아니라, 여기는 적절한 식재료를 못구해서 그 제대로된 맛을 못내는 거고 토론토 밴쿠버는 아예 한국에서 공수한 식재료도 쓰고 하니까 서울에서 먹는맛 나는 차이죠.
위 계산은 영주권이든 뭐든 받고나서도 생활이 경제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자본이라, 곱하기 몇년씩 해서 버틸만한 자금이 초기자금이라고 보면 됩니다. 영주권에 대해서도 약간의 오해가 있는데 뭐냐면 영주권만 받으면 인생이 달라지고 캐나다에서 잘 살수 있겠지 하는 생각은 기본 전제부터가 틀린 것으로, 영주권을 받기 전에는 영어를 잘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였다면 영주권 취득 후에는 영어를 잘 못하는 내국인대우 노동자로 신분이 변화될 뿐입니다.
영주권이 그 무엇도 보장해 주지 않으며, 사회보장 같은것은 영주권이든 임시비자든 거의 유사하게 지원되는 부분으로, 대학교 등록금 정도만 대폭 달라지게 됩니다.
2. 캐나다 교육은 좋아?
좋죠. 좋은데 안좋습니다. 한국하고 똑같이 초등~고등까지 무상교육 해주기는 합니다. 문제는 애틀랜틱 지방의 공교육이 그다지 조금 그렇다는 점이라, 핼리팩스에서도 여유 있는 집은 사립학교들 많이 보내는데 등록금 저렴한데가 연 $12000, 좀 비싸면 $30000 받는데도 있고.. 기숙사립은 5만$ 넘는곳도 있고, 저렴한 사립은 조기유학생들 공교육비랑 별 차이도 없어서 한국학생들 상당히 많고, 문법 가르친다는 G사립학교는 임시비자 자녀들까지 로컬학비로 해줘서 역시 바글바글.. 개인적으론 $15000 이하 사립 보낼거면 그냥 공립에서 무상교육이 백배 낫다고 봅니다.
뭐 연예인 오민석처럼 King's Edgehill 보내면 좋다는 입소문도 있는데 요즘은 그 윈저 시골까지도 중국학생들 많이 입학합니다. 그정도 보내는 중국집(?)이면 아빠가 국영기업 임원이던지 인민해방군 대교(준장대우) 이상이던지 하기는 하지만서도, 옛날에 오민석 다닐때처럼 동양인 한명도 없는 학교하고는 이제 거리가 멀어서 일년에 60000$ 주고 다니기는 영 내키지가 않습니다.
캐나다 처음 오면 잔디밭에서 순수하게 뛰노는 아이들 이미지가 있는데 여기가 시골이래도 웬만한 애들은 액티비티 몇개씩 하고, 구몬 학습지 학원도 있고 영어(주로 에세이)과외에, 바닷가니까 카누/카약, 승마 하는 친구들도 많고.. 비용은 생각보다 저렴하지만 학원버스 같은게 없으니까 액티비티마다 부모가 다 데리고 다니고 밖에서 대기해야 되죠. 사교육도 종류별로 다 있는데 이거는 가격대가 좀 있고, 안하는건 자유지만 부모 마음이라는게 그만큼 모질게 안되죠.
기본적으로 애틀랜틱은 시골입니다. 한국의 지방도시하고 별로 다르지 않게 학연 지연 혈연 심하죠. 한집 건너 McDonald 패밀리고 두집건너 McKenzie, 세집건너 Leblanc, 네집건너 McLeod 집안이고 합니다. 캐나다 타지역 출신들도 알게모르게 배척하는데 동양인이야 얘기할것도 없죠. 중국인들처럼 머릿수와 경제력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아니고 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 좁은 동네에서도 좋은학교 나쁜학교 순위 정하고 있는데 클레이튼파크 스타벅스에 한국아줌마들 모이면 하는 얘기입니다. 네이버에 검색해보면 핼리팩스 학교순위라고 누가 올려놓은거 있는데 아주 틀린내용은 아니지만 씁쓸한 생각도 듭니다. 정말 그런게 중요하면 아예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서열 쭉 매겨놓는 온타리오에 가야지 왜 인구50만밖에 안되는 핼리팩스의 클레이튼파크에서도 구석자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한국말로 크게 떠들고 있나 싶습니다.
그나마도 학교순위 같은 인터넷정보에 대해 얘기좀 해보면, 한국인들이 공유하는 정보는 (이 블로그도 마찬가지지만) 좀 편협한 시각에 치우친 이상한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학교는 이래서 안좋고 저학교는 저래서 안좋고 하는얘기를 나름 진지하게 검증해보면 그집 아들이 한국에 있을때부터 원래 나쁜놈이었던지, 약간 멘탈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던지 심지어 ADHD나, 아니면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돼서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키거나, 유별나게 그 반에만 아랍애들이 꽤 있다거나, 아니면 그런얘기 퍼나르는 엄마가 영어를 못해서 캐나다인과 동양인이 아니면 다 시리아 난민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경우 있습니다.
상당히 잘 맞는 팁이라면, 얘기할 때 (할리팩스) 라고 하는 사람은 믿을만한 데이터가 아닌, 불확실한 카더라 통신의 확대재생산 경향이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퀘백) 이라고 쓰는 사람도 비슷한 경향이 있는데, 현지어로 유통되는 정보를 취득하지 못하는 사람인 경우를 많이 봅니다. 밴쿠버 한인사회 보면, 아예 밴쿠버 지도를 새로 제작하는 수준입니다. 안타깝게도 상당히 오래 살고있는 사람이나 심지어 유학 이민업종 종사자 중에서도 어렵지않게 관찰되며, 말을 좀 나눠보면 역시나 틀리지 않습니다.
굳이 추측해보면 이런 사람들은 같은 구글맵을 봐도 Locale을 한국어로 해놓고 보니까 뭐 와벌리, 와일더네스, 몬태큐, 아컬리 이런식으로 발번역 해놓은걸 보는겁니다. 셀폰의 언어설정을 영어로 안해놓으면 은행앱 같은것도 검색이 아예 안되서 설치 못하는데 금융거래도 안한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죠.
생활한지 몇년이 지나도 로컬 신용카드 하나 없이 아무 혜택없는 데빗카드만 긁고 대형은행에 0.5%짜리 예금만 들고있는 경우도 많은데 역시 한국에 남겨둔 재산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할 뿐입니다.
3. 그쪽은 이민 잘 된다며?
별로 오래되지 않은 예전에는 대기업 명함만 보여줘도 캐나다 영주권 덥썩 주던 시절이라 요즘 이민사정은 잘 모르고 귀동냥만 하는 수준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이민시도 하다가 잘 안돼서 애틀랜틱으로 넘어오는사람 엄청 많은걸로 알고있습니다. 문제는 이쪽 이민시장도 법적으로는 수월하지만 타 지역 이민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데요.
어쨌거나 온타리오나 BC도 마찬가지지만 제일 안전한 방법은 2년제 대학교 졸업하고 3년비자 받아서 그동안에 취직하고 그걸로 영주권 받는거, 이게 제일 확실하고 눈치 안봐도 되는 방법이죠. 핼리팩스에서 강세인 전공은 단연 유아교육 + 요리이고 그 다음이 IT인걸로 보입니다. 유아교육은 특히 핼리팩스 시내에 위치한 공립컬리지에서도 최근부터 입학생을 받고 있습니다.
한때는 다운타운의 사립컬리지에서 유아교육 졸업해도 3년비자 줬다는데 지금은 공립 말고는 PGWP-졸업후취업비자는 절대 발급되지 않습니다. 온타리오처럼 회계나 비지니스 전공으로는 여기서 취직하기 어렵고, 자동차쪽과 덴탈계열 전공은 국제학생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용접 전공은 외곽의 캠퍼스에서 한국인 경력자를 일부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유아교육이라는게 왜 애틀랜틱에서 취업이 잘되는가는 좀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데, 현지인들도 별로 하고싶어하지 않는 업종이어서 그렇습니다. 유아교육 종사자들의 초봉을 들으면 깜짝 놀랄수준이며, 그들의 5년차 연봉을 들으면 초봉과 별로 다르지 않아 역시 놀랄겁니다. 둘이 맞벌이로 유아교육에 종사해도 캐나다 중위소득 가정 수준에는 어림도 없습니다.
이처럼 유아교육 직종이 대우가 좋지 않고 이직률이 대단히 높아서 외국인이라도 모셔야 하는 부분이라 노바스코샤 주정부에서 부족직업군으로 분류해둔 배경입니다. 특히 중동출신 어린이들은 애들도 참 다루기 어려운 애들도 많고, 중국이나 한국애들은 또 그 나름대로 등쌀이 있고, 백인도 좀 외곽으로 나가면 그들 나름이라, 애들 다루는게 쉬운일이 아니죠.
소요기간이나 어학수준 등 문제때문에 학교쪽 테크트리는 못하겠다 싶어서 한국업체 스폰서받아서 취직했다가 영주권 테크로 가는 경우도 있는데,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싶을정도로 이쪽 애틀랜틱이라고 좋은 스폰서가 널려있지 않습니다.
원래 스폰서 해줄 자격도 없는 고용주도 있고, 고용주랑 틀어져서 중간에 짐싸는 사람에, 또는 중간에 엄한 이민컨설팅 끼웠다가 인생에 도돌이표 찍는사람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게 노바스코샤쪽 이민시장입니다.
다만 AIPP라는 시한부 프로그램 하나 보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데, AIPP가 잘 뜯어보면 그다지 쉽지도 않으며, 그나마도 지금 시작하는 분들께는 시한부라서 해당사항이 별로 없을 전망입니다. AIPP가 막바지에 접어드니까 업자들이 부르는 비용이 몇만$를 호가하고 있으며, 아예 무자격인 자가 중간에 끼어서 2만~3만$씩 커미션만 받아먹겠다고 덤비는 사람도 속출하는 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자들의 사탕발림도 좋지만 일단 업체는 100% 신뢰하지 않는 바탕에서 본인이 직접 2차 검토하고 추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고, 혹시나 사례에 따라 전문지식이 부족해서 본인이 검토 못하겠다 하더라도 주변한국인에게 물어보고 결정하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4. 거기 한 1년살면 영어는 잘하겠다?
나이가 많을수록 영어가 늘기는 요원합니다. 일찍 와도 캐네디언 동료들하고는 드라이한 대화만 하고 사는사람 많은데, 하물며 늦은 나이에 오면 몇년 지나도 마트 영어만 하고 살기도 하네요. 캐나다에서 영어 못하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겁니다. 자동차 사고라도 났을 때, 애들 학교에서 오라고 할 때, 금융 보험 정치얘기 나올때, 관공서에서 전화올때 등, 말 못하면 언어적 약자가 됩니다.
캐나다인들 보통 친절하고 해서 한국사람한테는 쉬운영어로 사근사근하게 잘 대해주지만 그들의 이해관계와 충돌이 생기면 (언어적으로) 인정사정 안봐줍니다. 접촉사고 한번에 캐나다인에 트라우마 생겼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그들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 늦은나이라고 생각되면 솔직히 이민 안 오는걸 권하며, 그래도 오고 싶다면 마트 수준의 영어는 한국에서 마스터를 하고 와야 됩니다.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는데, 말하자면 내 지갑에 있는 돈을 꺼내쓰는데 필요한 영어를 얘기하는 거죠. 코슷코 월마트에서 물건 찾고 계산하고 물어보고 반품하고 쿠폰쓰고 레인체크 내놓으라는 영어, 팀홀튼 스타벅스에서 내가 먹던 커피랑 도넛 마음대로 주문하고 맛 이상하면 다시 해달라고 하고 반만 포장해줘요 하는 영어, 식당에서 내돈주고 먹는데 당당하게 내 입맛대로 메뉴 주문하는 영어, 관공서가서 면허증 받는영어, 병원가서 본인 몸상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보험없으니까 제네릭으로 처방해주세요 하는 영어를 의미하는 겁니다.
이거 한국에서 준비 안해오고 캐나다 가서 한 1년 살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데, 나이가 젊으면 상관없지만 늦으면 죽었다 깨나도 중국인 수준밖에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내돈 쓰는 영어가 마스터된 상태에서나 해외생활을 통해서 남의돈 벌어들이는 언어능력이 조금 향상되길 기대할수 있습니다.
또 여기 30후반 넘어서 NSCC 조건부입학이라도 하겠다고 오는 사람 정말 많은데,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라면 조건부입학은 지극히 비추천하고싶습니다. 여기 스프링가든 다운타운에 보면 조건부입학 시켜주는 영어학원 널려있는데 그거 수료하고서 전문대 입학해가지고 수업 못따라가서 너덜너덜해지는 사람 역시 많습니다.
한국에서 한국말로 영어 열심히 배워서 영어성적 직접 받아가지고 직접 입학하는 사람들은 꽤나 잘 적응해서 나중에 영주권도 받지만, 조건부입학생과 직접 입학생들간의 나중에 영주권 받는비율 보면 깜짝 놀랄만큼 적응력에 차이가 생깁니다.
즉 캐나다 좋은공기 마시면서 1년 지낸다고 영어가 늘거나 하지 않으니, 한국에서 최대한 영어실력을 끌어올려놓고 와서 현지에서는 언어적 응용력만 늘린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한국인이 영어를 못해서 캐나다인과 긴 대화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안되는게, 영어가 딸려서 얘기를 길게 못하는게 아니고 배경지식이 짧아서 같이 대화꽃을 못피우는 겁니다.
하다못해 대*초라도 피워봤어야 파티에서 피우는 친구하고 얘기가 되는거고, 집에 엑스박스라도 있어서 게임이라도 일주일 내내 해봤다던가 한국에서 낚시왕이나 뭐라도 같이 공유할만한 대화주제가 있어야 사교성 대화가 이어지는데 그러질 못하니 같이 재밌게 대화할게 없는거고, 절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말을 못하는게 아닙니다.
주제를 공유하면 단어만 가지고도 재미나게 하루종일 대화 가능하고, 그러니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면 만나기 싫어도 주변에 현지인들이 넉넉해집니다.
5. 그래서 이민 오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이 부분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또 농담 섞어서 얘기해 보면, 캐나다달러로 1밀리언.. 한국돈 8억4천 유동자산으로 있으면 나이에 상관없이 와도 된다, 저는 친구들한테 이렇게 얘기합니다. 한국에 한 6억 남겨놓으면 나중에 망해서 돌아가도 서울 변두리에 아파트 하나는 얻을수 있으니까, 또 나머지 한 2억5천 캐나다에 들고오면 공부를 하던 비지니스를 하던 애틀랜틱에서는 한번 해볼만한 자금이라 그렇네요.
모두들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수는 없지만, (아 그냥 미세먼지때문에 죽겠는데 캐나다 일단 가서 어떻게 해보자) 이런 생각으로 오는것만큼은 말리고 싶습니다. 이주공사나 유학원에 환불도 안되는 조건으로 거액 이체하고 오는사람들 역시 말리고 싶고요. 또 마트 영어도 안되는데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분들도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여기서도 이런 여러 악조건하에서 일단 왔다가 짐싸서 급거 귀국하는분들 너무너무 많고, 데리고온 자녀들은 중도귀국하면 허파에 바람만 들어서 한국에서 학업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 부지기수입니다. 특히나 한국 입시수학, 주기적으로 웬만큼 시간투자 안해놨으면 한국가서 그것때문에 발목잡히는 아이들 많이 봅니다.
9... 못다한 이야기
이주공사들 하늘의 별만큼 많이 널려있는데, 교민사회에서 존경받는 이민컨설팅은 도시를 불문하고 없습니다. 이민회사들 웬만하면 돈 보태주지 말고 어렵고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도 직접 준비하면서 경험을 얻는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대개 오너나 임원급들이 캐나다, 미국 국적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문제생겨도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가 지극히 어려우며, 상당히 많은 경우에 있어서 의뢰인 본인보다 이민컨설턴트가 더 아는게 없는 웃지못할 상황 어렵지않게 전해듣습니다.
더불어 여기 뭐 NSISP 이런 국제학생 프로그램으로 어린학생 혼자 오는경우 있는데, 열에 여덟은 안타까워서 집에 불러다가 저녁이라도 배불리 먹이고 싶을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어린학생이 혼자 고군분투하는 경우 많이 봅니다. 기본적으로 그런 프로그램들은 중간에 업자가 끼어서 커미션을 챙겨먹기 때문에 홈스테이 가정에서 애들 잘 먹이고 매번 픽업하고 신경써주기가 솔직히 어렵습니다.
관리형유학이라고 번지르르하게 포장하는 업자들도 있는데 이거는 중간에 업자가 두군데 끼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을 이유가 없을 뿐더러, 심지어는 업자 본인이 가디언 해줄 법적권리가 없어서 캐나다 현지인 끼고해서 세군데에 마진 챙겨주고 정작 학생한테는 빵만 먹이는 곳도 있는 난감한 판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핼리팩스 교육청 주관으로 여름ESL캠프도 매년 해서 한국 학생들 꽤 오는데요, 그거 핼리팩스에서도 한시간 더 승용차타고 가야되는 깡촌에 있는 전문대 기숙사에 애들 방치해 놓는다고 사실대로 얘기하는 업체는 당연히 없을겁니다.
그나마 그 비용이 항공권 제외하고도 4주에 4백만원 꼴이라 저렴하지도 않고, 환경이 말하자면 이천에 있는 청강문화산업대 같은곳들보다 훨씬 열악합니다. 학생들은 어린마음에 나중에 귀국해서도 부모님에게 그간 어려웠던 일들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합니다.
그러니 부모님이 어렵게 벌어서 큰돈 내서 학생 보내주면 중간에 업자들이 다 빼먹죠. 그래서 핼리팩스 (애 혼자) 조기유학 이런 키워드는 제발 사라졌으면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해서 어린학생 혼자 보내지 말고, 부모님 두분이면 베스트고 어려우면 한분만이라도 같이 동반해서 오시는게 애들 밥이라도 잘 먹이는 길입니다. 물론 한분만 오셨다가 이병헌 나오는 싱글라이더 영화에서 공효진처럼 된 얘기도 정말 많이 들립니다.
조건부입학 전문으로 하는 어학원에서도 싱글맘이 바람나서 자식이며 남편이며 내팽개치는 스토리 한두번이 아니고, 이런 스토리들은 다 퀸풀을 중심으로 들려오는데 퀸풀이 터가 안좋아서 그런가 화재도 잦고.. 200년 전에 지금의 암데일 로터리 인근에 살던 아일랜드계 독거노인 Quinn 여사님의 이름을 따서 노스웨스트암 쪽에 바닷물 들어오는곳을 Quinn's Pool이라고 하다가 그 이름을 붙여서 퀸풀이 됐다는 전설이 있기는 합니다.
그럼 이 글을 지금까지 읽으신 분들께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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