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블로그를 시작할 때, 검색되지 않을만한 캐나다 정보만 올리겠다 생각해왔는데 핼리팩스 그리고 좀더 넓게 봐서 노바스코샤 까지 확대해 봐도 할만한 얘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더군요. 아무래도 인구수가 적기도 하고, 그 적은 인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주제를 한글로 옮겨적을만큼 분량이 많은것도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두편 정도는 그렇게 정보성격에 치우치지 않는 신변잡기적인 포스팅을 해볼까 생각해봤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는 캐나다 회사이야기가 아마 그 한 편이 될것 같습니다.
캐나다 회사가 한국 회사와 다른 점이라면 실질적인 의미의 수습기간이 있다는 점인데요. 한국 회사에서 얘기하는 3개월 수습은 대개 형식적인 것으로, 수습기간 내에 문제를 일으켜 정리될만한 인원은 애당초 채용절차에서 필터링돼야 하는 구조입니다.
캐나다 회사의 수습은 probation이라고 하는데,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은 없지만 대개 3개월은 수습으로 운영하는것으로 알고있으며, 수습기간 중에는 아무 이유없이도 해고가 가능한 점도 한국과 유사하지만 캐나다의 수습은 통과하지 못하는 인원이 의외로, 상당히, 그리고 대단히 많습니다.
3개월 수습기간의 말미가 되면 이해관계자들이 수습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평가내용에 따라 추가적으로 3개월 더 수습기간이 연장되는 사례도 많고요. 수습이 연장되면 3개월 더하기 3개월 해서 6개월 근무하는 것이 아니고 대개는 4개월차 쯤에 해고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됩니다. 즉 4개월차에는 회사가 믿고 업무를 맡길만한 충분한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 사원증회수가 기다리는 셈이죠.
사실 해고절차 부터가 한국과는 대단히 다르게 운영되는데, 대부분의 해고는 휴일이 포함된 3일짜리 연휴 직전에 통보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연휴를 앞두고 열심히 일하는 금요일 오후 3시쯤 돼서야 마지막까지 일시킬것 다 시키고 나서 연휴 잘 보내시고 계속 집에 계세요 하는 말을 들으면 보통 한국사람들 멘탈로는 견디기 힘들어집니다.
캐나다인들은 그냥저냥 받아들이는데 한국인들은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더군요. 제대하고 끊었던 담배를 이 비싼 캐나다땅에서 다시 피우는 사람도 연휴직전에 lay off 통보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사무직이 아닌 조금이라도 기술쪽에 발을 담그고 있는 직종이라면 말이죠. 특히 트레이드 직종 같은경우에는 레이오프에 거리낌이 없을것이, 레이오프를 거쳐서 연봉과 근무조건이 대폭 향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기도 합니다. EI 고용보험 요건이 되면 80%정도까지 실업수당도 나오니 경제적인 부담도 별로 없죠. 그런데 저니맨 직종이라고 해도 저니맨이 되기 전에 어프렌티스 단계에서는 최대한 시간을 채워야 저니맨을 바라볼수 있는 분들이라 충격의 강도가 만만치 않은것 같습니다.
다만 캐나다 직장은 해고시에도 어느정도 인간미 + 합리성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해고자에게도 일정기간, 대개는 해당월 말일까지 정도인데요, benefit을 소진할 기회를 준다는 점입니다. 베네핏이래봐야 해고된 경우에 쓸만한거는 메디컬 밖에 없으니 치과 안경 약값 나올만한거 2~3주동안 몰아서 병원순회 다니는 정도지만요.
회사 채용에 대해서 좀더 얘기해보면 역시 인맥이 중요한데, reference는 사람이 맘먹고 속이자고 하면 회사에서 검증하기가 만만치가 않은 부분입니다. 그래서 2차면접 단계에서 경험있는 프로젝트에 관한 심도있는 질문을 던져서 현업이 아니면 대답할수 없는 내용으로 검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한국인 지원자에게 주로 하는 단골질문은 한국에서 유사경력이 있는경우 왜 한국회사를 퇴사했는지, 그리고 수많은 나라 중에서 왜 캐나다까지 와서 취직을 하려고 하느냐, 우리회사는 어떻게 알고 지원했느냐, 외국인으로서 어떤 경력을 만들어 가려고 하느냐 같은 질문들이 분명히 나옵니다.
한국인들이 영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면접단계에서 기술검증 부분은 필드테스트건 기술면접이건 필기시험이건 상관없이 영어 문법이나 필기체 글씨같은것은 아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키워드 위주로 적절한 단어를 많이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을수 있습니다.
단지 기술평가 다음단계쯤의 인터뷰에서 behavioural interview가 한국인이 가장 고난을 겪는 부분인데, 한국말로도 설명해보라면 어려운데 영어로 설득력있게 표현하기는 준비되지 않으면 하기 어렵고, 예를 들면 직장동료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해볼 만한 전략 3가지를 설명해보라, 과거 수행했던 업무중에 본인이 추진력을 보인 결과 팀 또는 조직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면 그 사례를 자세히 설명해보라, 이런 내용의 인터뷰입니다.
캐나다 회사얘기는 이번 포스팅 자체에 가끔 업데이트해서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요즘은 밤 10시가 돼도 아직 여명이 남아있는 환상적인 날씨의 연속이네요.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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